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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웃고 있는 베테랑 군단 보며 깜짝 놀란 이다현, 트라우마는 없다..."우리도 그런 모습으로 가는 길"

프로 데뷔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챔프전) 출전을 앞둔 이다현(23)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이다현은 18일 서울 호텔 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포스트시즌(PS)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인 그는 이날 '봄 배구' 무대를 향한 각오를 진솔하게 전했다. 현대건설은 극적으로 1위를 확정했다. 지난 16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3-1로 승리하며, 꼭 필요했던 승점 3을 확보했다. 최종 전적은 26승 10패, 승점 80이었다. 만약 5세트 승부를 치렀다면, 승점 2 추가에 그치며 흥국생명과 같은 승점(79)을 기록하게 됐다. 이 경우 28승(8패)을 거둔 흥국생명에 다승에서 밀리며 1위에 오르지 못했다. 이다현은 페퍼저축은행전을 돌아보며 "승점 3을 무조건 따야 하는 상황에서 1세트를 내줬다. 우리 리듬이 나쁘진 않았다. 상대가 잘 했다고 생각하고, 부담을 내려놓았다. 페퍼저축은행이 리시브가 잘 되고 있다는 걸 알고, 1세트가 끝난 뒤 전략을 바꾼 게 주요했다"라고 돌아봤다. 현대건설은 징크스를 지웠다. 2019~20시즌과 2021~22시즌 1위를 차지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리그가 중단되거나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으며 통합 우승 기회를 놓쳤다. 지난 시즌은 막판에 경기력이 떨어지며 흥국생명에 2위를 내줬다. 챔프전 직행은 2010~2011시즌 이후 13시즌 만이다. 이다현은 "그동안 1위를 하고도, 챔프전이 열리지 않거나, 막판에 놓친 시즌이 있었다. 그래서 더 정규리그 1위가 간절했다. 팀원들이 뭉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현대건설은 100% 전력으로 PS를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다. 팀 리더이자 주전 미들블로커 양효진이 목 부위 디스크 증세로 주춤하다. 정규리그 막판, 수비 기여도가 높은 위파위 시통이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급격히 흔들렸던 현대건설이다. 이다현은 프로 무대 데뷔 뒤 5시즌을 치르며 국가대표 미들블로커로 성장했다. 하지만 챔프전 출전은 앞서 언급한 '불운' 탓에 첫 출전이다. 의욕이 남다르다. 이다현은 "배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에 개인 역량보다 팀워크가 더 중요하다. 자신에게 공격 기회가 왔을 때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양)효진 언니 컨디션이 안 좋은 건 6라운드 초반부터 느꼈다. 내가 더 많은 공격을 할 수 있도록 (세터) 다인 언니와 얘기를 많이 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이다현은 데뷔 첫 PS 무대였던 지난 시즌(2022~23) 플레이오프(PO)에서 패배감을 느꼈다. 베테랑이 많은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의 여유 있는 플레이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시리즈 전적 2전 2패로 탈락한 것. 1년 전 PO 경험은 이다현에게 자양분이 됐다. 그는 "한국도로공사가 챔프전을 치르는 경기를 많이 봤다. (도로공사) 언니들은 우리(현대건설)과 경기를 하기 전에도 모두 웃고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힘을 빼고 경기를 하는지 놀랐고, 배우고 싶었다"라고 전한 뒤 "우리도 그런 모습으로 가는 프로세스에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단기전은 개인 평균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팀 승리를 이끄는 선수가 등장한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의 챔프전에선 한국도로공사 신인 아웃사이드 히터 이예림이 서브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다. 이다현은 올 시즌 자신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냐는 물음에 "결국 그런 퍼포먼스는 연습량에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청담=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18 18:28
배구

1승 5패→5승 1패, 반전 이끈 한전 합숙 효과

1라운드 최하위(7위)에 그쳤던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이 5할 승률을 회복했다. '합숙 효과'가 있었다. 한국전력은 지난 2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의 2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지난 14일 OK금융그룹전부터 5연승을 거뒀다. 한국전력은 개막 전까지 최근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의 대항마로 꼽혔다. 국내 선수 전력이 워낙 탄탄하고, 검증된 외국인 선수 타이스 덜 호스트와도 재계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1라운드 치른 6경기에서 5패(1승)를 당했다. 국가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온 '국내 에이스' 임성진이 부진했고, 타이스 의존도가 높아지다 보니 상대 수비에게 쉽게 간파됐다. 여기에 1라운드 초반 불거진 배구단 매각설이 선수단을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1라운드를 마친 뒤 국내 측면 공격수들의 강점 극대화를 위해 변화를 줬다. 타이스와 임성진의 로테이션 순번을 바꿨고, 서재덕이 서브 리시브 부담을 덜고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한국전력은 2라운드 2차전이었던 14일 OK금융그룹전 승리로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연승을 달렸다. 28일 삼성화재전을 마친 권영민 감독은 "경기력은 80~90% 수준으로 올라왔다"라고 평가했다. 한국전력 선수들이 전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 배경에 합숙이 있었다. 1라운드가 끝난 뒤 권영민 감독이 주장 박철우에게 선수단 전원 합숙을 제안했고, 이후 가정이 있는 선수들도 경기도 의왕 소재 훈련장에서 숙식하며 훈련했다. 권 감독은 "합숙을 할 때는 함께 식사를 하거나 여가를 함께 보내며 더 많이 얘기를 나눌 수 있다 보니, 조직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야간에 훈련장을 쓸 수 있어서 몸 관리도 용이하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전력은 현재 정상적인 전력을 회복했다. 권영민 감독도 합숙 체제 해제를 고려했다. 하지만 대부분 유부남인 고참급 선수들이 오히려 연장하길 바랐다.베테랑 미들블로커(센터) 신영석은 "합숙 생활이 어떤 효과를 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팀원 모두 부진했던 시기를 잘 넘기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반등을 위해 합심한 게 중요하다. 연승을 했다고 그만두는 것보다는 경기력이 더 올라올 때까지 유지하는 게 낫다고 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2022~223)도 합숙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2라운드 5차전부터 4라운드 1차전까지 9연패를 당했는데, 이 시기에도 권영민 감독과 고참들이 나서 열흘 동안 단기 합숙에 돌입했다고 한다. 한국전력은 4라운드 2차전이었던 1월 10일 우리카드전에서 연패를 끊었고, 이후 10경기에서 7승(3패)을 거두며 반등한 뒤 리그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30 09:12
프로야구

[KS 승장] 염갈량→우승 감독...2연패 자신한 염경엽 "이제부터 시작이다"

염경엽(55) LG 트윈스 감독이 마침내 '우승 감독'이 됐다. LG가 지속적으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팀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LG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에서 6-2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2023년 프로야구 정상에 올랐다.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염원을 이뤘다. 5차전에선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가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야수진은 적소에 득점과 호수비를 하며 그를 지원했다. 특히 염경엽 감독이 정규시즌 내내 공을 들여서 만든 젊은 불펜진이 KT 추격을 뿌리치는 역할을 해줬다.2014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감독으로 KS에 도전했던 염경엽 감독은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감독이었던 2019시즌엔 정규시즌 내내 지켰던 1위 자리를 두산 베어스에 내주고, 자신이 이끌던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실패도 겪었다. 결국 염경엽 감독은 이인자 꼬리표를 떼어냈다. LG에서 스카우트·운영팀장, 히어로즈에서 감독, SK에서 단장에 이어 감독까지 하며 역대 야구인 중 가장 많은 커리어를 쌓은 그가 비로소 정상에 올랐다. 염 감독은 인터뷰실에 착석하기 전 우승 메달을 깨무는 퍼포먼스까지 보여줬다. 기쁨을 만끽했다. 다음은 LG 통합 우승을 이끈 염경엽 감독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을 전한다면. "KS에서 좋은 경기를 펼쳐준 이강철 KT 위즈 감독님과 선수단에 감사드린다. LG팬분들이 정말 오래 기다려 주셨다. 변함없이 기다려 주신 덕분에 LG 선수들이 절실함을 가질 수 있었다. 정규시즌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 속에서 잘 이겨나갔다. 자신감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그 결과로 정규시즌 우승을 했고, KS에 진입했다. 1차전은 패했지만, 박동원의 홈런으로 2차전을 잡은 게 기가 죽지 않고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 KS를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LG의 마지막 우승이었던 1994년엔 상대 팀(태평양 돌핀스) 선수였다."당시 태평양은 지키는 야구를 했다. LG는 공수 모두 완벽한 팀이었다. 올가을 LG는 선발진이 고전했지만, 정규시즌처럼 필승조 선수들이 다시 한번 성장하면서 좋은 시리즈를 치를 수 있었다. 함덕주·유영찬·백승현·이정용이 신구 조화를 이루며 잘 해냈다. 가장 중요했던 5차전에서 케이시 켈리가 잘 해주면서 '지키는 야구'와 '공격적인 야구'를 모두 잘할 수 있었다."-앞선 실패가 이번 시리즈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시련을 겪고 휴식 시간을 가지면서, 그동안 감독 생활뿐 아니라 (내가 이끈) 모든 시즌을 돌아보며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했고,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다시 한번 돌아봤다. 미국 연수를 갔을 때 시간이 많았다. 가족도 없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그동안 만든 (야구) 노트들을 다시 정리했던 시간이다. 좋은 경험, 실패 경험이 자양분이 되면서 이번 시리즈를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우승을 확신한 순간은 언제인가. 2차전에서 역전을 했을 때 그리고 3차전에서 이겼을 때다. 단기전이라는 것은 가장 중요한 게 승운이다. 그 승운이 우리에게 있고, 우리 선수들이 그 두 경기를 통해서 자신감을 얻는 것을 봤다. 내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건 선수들의 모습이다. 절실함과 승리에 대한 열망을 봤다. 이번 KS는 6차전이든, 7차전이든 끝까지 가도 우승을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공약했던 1000만원(KS MVP 제외하고 다음 수훈 선수) 주인공은.내 생각은 500만원씩 나눠주고 싶다. 박동원과 유영찬이다. 유영찬이 마운드에서 많은 이닝을 끌고 갔다. 숨통을 틔워준 역할을 했다." -올 시즌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한 점은."선수들에게 가장 첫 번째로 강조한 건 기본기와 차분함이다. 모든 플레이에서 그렇게 해주길 바랐다. 고참 선수들도 후배들에게 그런 얘기를 계속 해주면서 KS를 치렀다. 오늘 경기 전에도 선수들이 흥분된 상태였던 것 같다. 다운시키기 위해 노력했다."-2014년에 우승을 놓친 기억을 돌아보면. "2014년도 전력에서는 삼성에 부족했지만, 승운은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실책 2개로 인해 결국 우승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도 '겁 없이 덤비던 시절'이었다. 너무 우승을 하고 싶었다. 이번에 우승했을 때보다 그때 준우승했을 때 더 많이 울었다."-정규시즌 가장 큰 고비는 언제였나. "4~5월이다. 4·5선발이 붕괴됐을 때다. 정말 암담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버텨줬다. 그 시긴 타선이 터져줬고, 박명근과 유영찬 그리고 함덕주가 버텨준 덕분에 통합 우승까지 해냈다."-KS 고비는 꼽는다면."2차전에서 선발 투수 최원태가 1회를 못 넘겼을 때다. 1점을 더 줘서 2차전까지 가면, 이번 KS는 어려워질 것 같았다. 아무리 우리의 열정이 커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프런트와 코치를 거친 뒤 감독으로 다시 돌아와 우승을 했다."감회가 새롭다. 내가 LG에서 엄청 욕을 많이 먹었다. 그때는 누군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었고, 내가 그 대상이 됐어야 했다. 그때 구단에서도 못 나가게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내가 나가야 조용해질 수 있다고 봤다. 당시 구단주님에게 '나중에 성공해서 돌아오겠다'라고 전했다. 우연치 않게 다시 기회가 왔다. 내게 LG 감독이라는 자리는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젊은 선수도 많았고, 그동안 사령탑으로 맡은 팀 중 우승 전력에 가장 가까운 팀이었다. 그래서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이 행운을 갖고 결과를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였다. 부담감은 컸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내게 힘을 줬고, 프런트는 믿음을 줬다. 현장에 신뢰를 보내준 덕분에 지금의 좋은 성과를 만들었다." -정규시즌 초반 추구하는 야구에 대해 의심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공부한 것 중 하나가 '밖에 말에 흔들리지 말자'라는 생각이었다. 내가 선수들에게 신뢰를 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뛰는 야구에 대해 한참 말이 많았을 때,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뛰는 야구는 나의 절대적인 목표는 아니었다. 우리 팀에 가장 필요했던 건, 망설임과 초조함을 없애고 자신감 있는 야구를 하는 것이었다. 그게 LG가 성공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이라고 생각했다." - 가족들도 마음고생이 있었을 것 같다."처음 감독이 됐을 떄는 기뻐하기보다는 반대를 많이 했다. 아내는 정규시즌 내내 절에 갔다. 딸은 원래 야구장에 오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올 때마다 LG가 이겨서 징크스가 생겼다. 이번 시리즈도 이 추운 날씨에 왔다. 가족이 가장 큰 힘이 됐다."- 2연패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 있다면."올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올해 우승을 하면, 더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멘털적으로도 더 단단한 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팀이다. 젊은 선수 한두 명만 더 키워내면 LG가 더 명문구단이 될 수 있고, 항상 우승을 노리는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까 마이크를 잡고 팬들에게 '이제 시작'이라는 얘기를 했다. (LG 우승은 이게) 마지막이 아니다."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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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때까지 안 잘라요” 4연승 마법, 장성우의 수염도 길어진다

7일 한국시리즈(KS) 1차전을 마치고 만난 장성우의 얼굴엔 짧은 수염이 가득했다. “지면 자르려고 했는데 계속 이기네요”라고 말한 그는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안 잘랐으면 좋겠어요”라며 웃었다. 연승의 기운을 이어가기 위해 수염을 깎지 않는 징크스가 생긴 것이다. KT 위즈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S(7전 4선승제)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역대 40번의 KS에서 1차전 승리팀이 우승한 것은 무승부로 끝난 1982년을 제외하고 29차례로, 확률이 74.4%에 달한다. 장성우의 역할이 컸다. 타석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리며 타선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2회 상대 실책으로 인한 출루까지 합하면 세 번이나 루상에 올라 기회를 만들었다. 장성우는 플레이오프(PO) 5경기에서 타율 0.333(18타수 6안타) 1홈런 2타점으로 활약한 데 이어 KS까지 타격감을 이어가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순도도 높았다. PO 4차전에선 1회 달아나는 희생플라이와 4회 쐐기포를, 5차전에선 역전 드라마의 출발을 알리는 2루타를 때려내며 동점까지 이끌어냈다. KS 1차전에선 4회 1·3루 동점 적시타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7회 상대의 정확한 중계 플레이에 홈에서 잡히며 득점에 실패하긴 했지만 중요한 안타로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안방에서도 장성우는 4연승 기간 동안 6실점만 내주는 철벽 마운드를 이끌었다. KS 1차전에도 장성우는 정규시즌에서 7점대 평균자책점(7.36)으로 부진했던 고영표와 6이닝 2실점 호투를 합작했고, 손동현(2이닝)과 박영현(1이닝)의 완벽투를 이끌어냈다. 상황과 투수 컨디션에 맞는 볼 배합이 돋보였다. 장성우의 활약 속에 KT는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4연승으로 승승장구했다. 이강철 감독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 감독은 장성우의 활약을 칭찬하며 “공격이면 공격, 수비 쪽에서도 볼 배합을 정말 잘해주고 있다. 보시다시피 (포수를) 장성우만 기용하고 있지 않나. 전열에서 뺄 수 없다. 더 이상 장성우 선수에게 말이 필요하지 않다”라고 했다. 계속되는 상승세, 장성우는 질 때까지 수염을 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안 자르는 게 제일 좋다. 팀이 우승한다는 말 아닌가. 4경기 만에 이기면 좋겠다”라며 활짝 웃었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3.11.0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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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PS 첫 라운드+최종전 징크스 생길 위기...'강팀' KT가 보여준 저력

KT 위즈가 이번엔 탈락이 걸린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승부사 근성도 빛났다. KT는 지난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5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0-2로 지고 있던 5회 말 1사 1·3루에서 대타 김민혁이 동점 적시타를 쳤고, 6회 말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가 땅볼로 타점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필승조 손동현·박영현·김재윤이 실점 없이 NC 타선을 막아냈다. KT는 9일부터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를 치른다. KT는 경기 초반 NC에 분위기를 내줬다. 3회 초 수비에서 1사 뒤 유격수 쪽에 흐른 김형준과 김주원의 타구를 유격수 김상수가 처리하지 못했다. 베테랑 김상수도 오전 내내 내린 비로 물을 머금은 그라운드 변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은 이 상황에서 손아섭에게 좌전 안타, 서호철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벤자민은 5회, 김형준에게 2루타, 김주원에게 진루타, 손아섭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 더 내줬다. KT는 5회 분위기를 바꿨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장성우가 우전 2루타를 쳤고, 후속 문상철도 좌전 안타를 치며 1·3루를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대타 김민혁을 투입했고, 그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신민혁 상대 우전 2루타를 치며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강철 감독의 빠른 승부수가 통했다. 경기 뒤 이 감독은 "계속 끌려가면 (역전할) 기회를 만들지 못할 것 같았다"라고 돌아봤다. 이강철 감독과 KT에 모두에 1승 이상, KS 진출 이상의 의미였다. 올해도 단기전 첫 라운드, 그것도 최종전에서 패하면 징크스를 남길 수도 있었다. KT는 지난 시즌 준PO에서도 5차전 승부를 했다. 정규시즌 4위에 올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잡고 3위 키움 히어로즈를 준PO에서 만났다. 1차전에선 4-8로 졌지만, 1차전에서 벤자민이 7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2-0으로 승리했다. 3차전은 다시 2-9로 완패했지만, 4차전은 난타전 끝에 9-6으로 이겼다. 준PO를 5차전으로 끌고 간 KT는 5차전에서 키움에 3-4로 졌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을 상대로 3회까지 2점을 내며 2-1로 앞섰지만, 벤자민이 4회 말 2사 뒤 송성문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한 뒤 5회도 만루 위기 이지영의 타석에서 폭투를 내주고 역전을 허용했다. KT는 이후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KT는 이강철 감독 부임 2년 차였던 2020시즌, 정규시즌 2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포스트시즌(PS)에 진출했다. 당시 정규시즌 3위이자 '가을 강팀' 두산과 PO를 치렀고, 1승(3패)을 거두는데 그치며 탈락했다. 2021년은 정규시즌 1위에 올랐고, 두산과의 KS에서 시리즈 전적 4승 무패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은 다시 키움에 업셋 시리즈를 허용했다. 올 시즌도 정규시즌 2위에 올랐고, 19일 휴식기를 갖고 체력을 충전하며 NC를 기다렸다. 하지만 1·2차전에 패했다. 창단 통산 3번째 첫 라운드 탈락이 드리웠다. 5차전 5회 초까지 0-2로 밀리며 2년 연속 최종전(5차전) 패전까지 당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감독은 과감했고, 선수들은 가장 중요한 순간 저력을 보여줬다. 부담감을 덜어내고 KS 무대를 향할 수 있게 됐다. 5일 PO 5차전이 KT에 갖는 의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0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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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5] 대타 김민혁→1B 투수 교체, '신들린' 강철 승부수 11.8% 뚫었다

'우승 감독'은 우승 감독이었다. KT 위즈가 이강철 감독의 신들린 승부수를 앞세워 11.76%의 확률을 뒤집었다. KT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5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1·2차전에서 내리 패한 KT는 3~5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시리즈를 3승 2패로 마무리,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지난 4년 동안 정규시즌 2위에 드리워져 있던 'PO 업셋(순위가 낮은 팀이 포스트시즌에서 높은 팀을 탈락시키는 일)' 징크스도 KT가 끊어냈다. 11.76%의 확률을 뚫었다. 역대 PO에서 1·2차전을 내리 패한 팀이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건 17번 중 두 번(11.76%·5전 3선승제 기준)밖에 없었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가 쌍방울 레이더스를 상대로 '리버스 스윕'에 성공했고, 2009년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두산 베어스에 2패 뒤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KT가 세 번째 주인공이 됐다. '우승 사령탑' 이강철 감독의 뚝심과 승부수가 통했다. 1·2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린 이강철 감독은 3차전에서 "있는 선수들을 모두 활용하겠다"라고 말했지만, 당시와 같은 선발 라인업을 꺼내들고 나왔다. 두 경기에서 7득점·실책 4개로 흔들린 야수들을 믿었다. 그리고 이들은 3차전 무실책 ·무실점으로 활약한 데 이어, 4차전에선 방망이 폭발로 2연승을 견인했다. 이강철 감독의 선발진 승부수도 빛을 봤다. 이 감독은 4차전에서 윌리엄 쿠에바스를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1차전에서 75개의 공을 던진 쿠에바스는 불과 사흘 휴식 후 선발로 재등판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이미 1차전부터 투구 수를 조절해 4차전 등판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승부수는 제대로 들어맞았다. 쿠에바스가 4차전에서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활약한 덕분에 KT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다. 5차전에선 교체 승부수가 번번이 들어 맞았다. 0-2로 끌려가던 5회 말, 1사 1·3루 기회에서 이강철 감독은 대타 김민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4차전에서 5타수 3안타로 맹활약한 오윤석을 빼고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은 김민혁을 대타로 투입했다. 그리고 김민혁은 대타 타석에서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며 동점을 만들어냈다. 교체 승부수가 제대로 들어 맞았다. 이어진 6회 초에선 선발 벤자민이 선두타자 안타에 이어 다음 타자 초구 볼로 흔들리자, 이강철 감독이 과감한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벤자민마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마운드를 내려간 승부수였다. 마운드에 오른 손동현은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 기대에 부응했다. 결정적인 순간 두 번의 승부수가 모두 들어 맞았다. 우승 감독다운 뚝심과 승부수로 KT는 리버스 스윕 역전 드라마에 성공했다. KT는 오는 7일 잠실야구장에서 정규시즌 1위 LG 트윈스와 2023시즌 우승 트로피를 두고 7전 4선승제 맞대결을 펼친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3.11.0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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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2] '신민혁 인생투+박건우 투런포+이용찬 ⅓이닝 세이브' 진격의 NC, PS 역대 최다 9연승 타이기록

NC 다이노스가 포스트시즌(PS) 9연승을 거뒀다. 해태 타이거즈 왕조를 소환하며 역대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NC는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2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신민혁이 6과 3분의 2이닝 무실점 '인생 투구'를 해냈고, 타선은 가을 징크스를 떨쳐낸 박건우가 1회 투런포가 치는 등 초반 집중력을 발휘했다. 마무리 투수 이용찬이 KT 막판 거센 추격을 막아냈다. 유격수 김주원은 슈퍼캐치로 경기를 끝냈다. NC는 2020년 한국시리즈(KS) 4차전부터 올해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준PO 1~3차전 그리고 PO 1~2차전까지 모두 승리하며 PS 9연승을 거뒀다. 해태 타이거즈가 1987년 PO 4차전부터 1988년 KS 3차전까지 해낸, 종전 'PS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역대 5전 3승제로 열린 PO에서 1·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의 KS 진출 확률은 88.2%(17번 중 15번)이었다. NC가 팀 창단 세 번째 KS 진출까지 8부 능선을 넘었다. 1차전에서 1회부터 선취점을 끌어냈던 '현역 통산 타율 1~3위' 트리오가 2차전도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2번 타자 박민우가 KT 선발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고, 후속 타자 박건우가 벤자민의 초구 시속 137㎞/h 컷 패스트볼(커터)를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선발 투수 신민혁이 1·2회를 잘 막아낸 NC는 3회 추가 득점을 해냈다. 선두 타자 김주원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벤자민의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치며 기회를 만들었다. KT는 이 상황에서 또 실책에 흔들렸다. 전날 3회 초 선두 타자 박민우의 평범한 내야 뜬공을 3루수 황재균이 놓치며 추가 2실점 빌미를 내줬다. 이번엔 KBO리그에서 1루 수비가 가장 뛰어난 박병호가 기대를 져버렸다. NC는 손아섭이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벤지민의 슬라이더를 당겨 쳤지만, 공이 1루수 앞으로 향했다. 하지만 박병호가 숏바운드 처리를 하면서 공을 놓치고 말았다. 3루 주자 김주원은 홈인, 손아섭은 후속 플레이를 한 KT의 토스보다 먼저 베이스를 밟았다. NC가 3-0으로 앞서갔다 PS 내내 뜨거웠던 NC 타선의 화력이 소강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마운드 위 투수도 편안한 마음으로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신민혁은 4회 앤서니 알포드, 박병호와의 2번째 승부에서도 각각 삼진과 뜬공을 잡아냈고, 5회도 장성우·문상철·조용호 세 타자를 모두 뜬공 처리하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6회도 삼자범퇴. NC는 3-0 리드를 잡고 경기 후반에 돌입했다. 7회 처음 찾아온 위기도 잘 넘겼다. 신민혁이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알포드에게 볼넷을 내줬고, 후속 박병호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지만, 3루수 서호철의 송구를 받기 위해 베이스 커버에 나선 2루수 박민우가 공을 놓치며 1·2루 위기에 놓였다. 강인권 감독은 이 상황에서 셋업맨 류진욱을 투입했다. 타석엔 KT 베테랑 포수 장성우. 강 감독의 선택은 최상의 시나리오로 이어졌다. 류진욱은 장성우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고, 그가 정확한 2루 송구로 1루 주자, 김주원이 여유 있게 타자주자를 잡는 1루 송구를 하며 이닝을 끝냈다. 7회는 잘 넘겼다. 하지만 8회 침묵하던 KT 타선이 깨어났다. NC는 류진욱이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 김민혁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어 상대한 배정대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야수 실책까지 나오며 2·3루에 놓였다. 바뀐 투수 임정호가 대타 오윤석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1점을 내줬고, 다시 바뀐 투수 이용찬은 김상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2-3, 1점 차 추격까지 허용했다. 여기서 강인권 감독 '믿음의 야구'가 통했다. 연속 안타를 맞은 이용찬에게 그대로 마운드를 맡긴 것. 이용찬은 후속 타자 알포드와의 승부에서 주 무기 포크볼로 삼진을 잡아내며 일단 8회를 마무리 했다. 이용찬은 9회도 마운드에 올랐다. 박병호와 장성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3루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2회 말 장타를 친 문상철을 포크볼로 삼진 처리헀다. 이어 대타 김준태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정면 승부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PS 9연승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1개. NC 벤치는 1차전에서 이용찬에게 홈런을 친 배정대를 고의4구로 내보냈다. 안타 1개만 허용해도 역전패를 당할 수 있는 상황. 타석엔 앞서 KT 첫 득점을 만든 오윤석이 섰다. 극적인 리드 수성이 나왔다. 이용찬의 4구째를 공략한 오윤석의 빗맞은 타구가 좌측으로 떴지만, 김주원이 내야를 빠져나가기 전에 몸을 날려 잡아냈다. KT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명백한 아웃이었다. 판정 결과 발표와 함께 3루 쪽 원정 관중석이 열광했다. NC가 또 이겼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3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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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지 못해 미안해' TV로 지켜본 동료들의 마법, "감동 많이 받았죠" [IS 인터뷰]

"우리 팀 보면서 감동을 많이 받았죠."KT 위즈 투수 소형준은 올 시즌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아쉬운 성적은 물론, 예기치 못한 팔꿈치(오른쪽)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그 가운데 팀까지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소형준은 팀이 어려울 때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다행히 KT는 다시 일어났다. 시즌을 마친 순간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는 2위까지 올랐고, -14까지 떨어졌던 승패 마진은 +17이 됐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KT의 올 시즌 가을야구는 멀어 보였지만, 마법 같은 페이스로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까지 얻었다. KT는 2020년 이후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소형준은 KT 영광의 역사를 처음부터 함께 했던 선수다. 2020년 KT 유니폼을 입은 소형준은 데뷔 첫 해 두 자릿수 승리(13승)를 거두며 팀의 창단 첫 가을야구행을 이끌었다. 2021시즌엔 '2년 차 징크스'로 주춤했지만 팀의 통합 우승을 함께 했고, 2022시즌엔 부상 및 부진에 빠진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며 팀의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올 시즌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열심히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을 때 맞은 갑작스런 시련. 처음에는 좌절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쳤다. “(고)영표 형 등 팀 동료들과 ‘(건강한 몸 상태로) 함께 시즌을 치렀으면 결과가 어땠을까’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라고 한 그는 “그래도 힘든 부분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지금의 시련이 야구를 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갖는 재정비 시간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소형준은 “복귀하면 마운드에서 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면서 재밌게 운동하며 지내고 있다”라며 복귀 후 밝은 미래를 그리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일단 지금은 재활과 함께 가을야구에 나선 동료들을 응원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 시즌 동안 너무 멋진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을 보며 감동을 받았던 순간들이 많았다”라고 말한 그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부상 없이 재미있는 경기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 KT 위즈 파이팅!”이라고 말하며 동료들을 응원했다. 윤승재 기자 2023.10.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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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괴물' 본능 되찾은 소형준 "버티는 법 알았다"

2020시즌 13승·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던 소형준(21·KT 위즈)은 지난 시즌(2021) 주 무기 투심 패스트볼의 구속이 떨어지며 '2년 차 징크스'를 겪었다. 평균자책점은 4.16으로 올랐고, 승수는 7승에 그쳤다. 절치부심한 소형준은 지난겨울 몸 관리 방법에 변화를 주며 재도약을 준비했다. 상체 웨이트 트레이닝 강도를 줄이고, 그동안 잘 쓰지 않았던 근육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 하체 중심 이동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 개인 목표도 재설정했다. 평균자책점이나 다승에 연연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이닝을 막아내겠다고 선언했다. 경기당 6이닝 이상 막아냈던 팀 선배 고영표를 보며 목표가 달라졌다. 성과가 있었다. 소형준은 2022시즌 이전 구속을 회복했고, 이닝 소화 능력도 나아졌다. 성적도 따라왔다. 정규시즌 등판한 27경기에서 171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13승 6패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했다. 다승·평균자책점·이닝 부문 리그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시즌(PS)에서는 에이스 역할을 해줬다.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와 3분의 1이닝 2실점,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을 돌아본 소형준은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좋아진 것 같다. 기록도 지난해보다 조금 더 나아진 것 같아 만족한다"고 했다. 2022시즌 가장 큰 수확은 버티는 방법을 배운 것이다. 소형준은 "시즌 초반에는 힘이 넘쳤지만, 130이닝 정도 소화하니 급격히 떨어지더라. 무리해 힘을 써도 구위가 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이 시기 1구, 1구에 집중하고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며 무너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경험들이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형준은 "한 차례 170이닝 이상 막아봤으니, 앞으로도 그 정도는 해내야 만족할 것 같다"고 말하며 2023시즌도 규정이닝(144) 이상 막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세웠다. 더 강한 체력과 근력을 만들기 위해 올겨울도 바쁘게 움직일 생각이다. 일단 처음으로 해외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한다. 내달 말 고영표와 함께 미국 마이애미로 날아간다. 소형준은 "(팀 동료) 데스파이네로부터 트레이닝 센터를 소개받았다. 메이저리거들도 이용하는 시설이라고 한다. 그들은 KBO리그보다 많은 경기(162)를 소화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것 같다. 어떻게 운동하는지 궁금했고, 배워보고 싶었다"고 웃었다. 몸 관리 방법은 또 변화를 준다. 지난겨울 강도를 낮췄던 근력 운동을 다시 강화할 생각이다. 소형준은 "이제 (데뷔) 4년 차를 맞이한다. 성적이 조금 나아졌다고 같은 방법을 유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계속 도전을 해야 발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이것저것 해보면서 나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2022.11.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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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안우진, 토종 선발…부담감 맞서 싸워야 하는 LG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하려는 큰 부담감과 싸워 이겨야만 한다. LG는 지난 24~25일 홈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2차전에서 1승 1패를 기록했다. 1차전은 선발 케이시 켈리의 호투를 앞세워 6-3으로 이겼지만, 2차전에서는 아담 플럿코의 부진(1과 3분의 2이닝 8피안타 6실점) 속에 6-7로 졌다. LG의 마지막 KS 우승은 1994년이다. 2002년을 끝으로 지난 20년 동안 KS 문턱조차 밟지 못했다. 최근 4년 연속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하며 상위권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윈나우'를 천명하며 우승에 도전 중이다. 네 시즌째 LG 유니폼을 입고 있는 켈리는 "팀 전력이나 분위기 모두 올해가 가장 좋다"고 말한다. 선수들도 하나같이 '우승'을 외친다. 반대로 얘기하면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을 안고 있다는 의미다. LG는 KT 위즈와 준PO 5차전 혈투를 치르고 올라온 키움보다 체력 면에서 유리하다. 객관적인 전력도 앞선다는 평가였다.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서도 LG가 10승 6패로 우위였다. 켈리와 플럿코가 선발 출격한 1~2차전이 상당히 중요했다. 3~4차전은 국내 투수가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LG의 가장 큰 약점이 국내 선발진이다. 팀 내부에서도 이런 사정을 고려 "준PO를 거쳐 누가 올라오든 1~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퍼졌다. PO 1~2차전은 외국인 투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됐다. 선발과 불펜진 모두 LG가 좀 더 유리해 보였다. 하지만 LG는 키움과 1승씩 주고받았다. 3차전 키움 선발 투수가 안우진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2.11)·탈삼진(224개) 2관왕에 오른 안우진은 올 시즌 LG를 상대로 세 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1.89(1승 1패)로 잘 던졌다. 총 19이닝을 던지는 동안 피홈런은 0개. 개인 통산 PS 성적도 17경기 5승 2홀드 평균자책점 2.20으로 좋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도 안우진은 난공불락이다. KT와의 준PO 1·5차전에 선발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50를 기록하며 에이스의 위용을 자랑했다. LG가 안우진의 무서운 기세를 어떻게 뚫어내느냐가 3차전의 포인트다. LG는 부담감과 징크스를 동시 탈출해야 한다. 2002년 KS 이후 세 차례 PO에 올랐지만, 한 번도 이를 통과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3년 연속 PO 직행 팀이 준PO를 거쳐 올라온 팀에 시리즈를 내줬다. LG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3차전 승리가 절실하다. 4차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시리즈가 5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에이스' 켈리를 투입해야 한다. 이 경우 KS에 진출하더라도 제대로 힘을 못 쓸 수도 있다. 박해민은 "이겨야겠다는 마음으로 하면 조급증이 생긴다. 기본적인 플레이를 하나씩 착실하게 하다 보면 목표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형석 기자 2022.10.2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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